빨간콩 10

일찌감치 김장 마무리!

김장하는 재미는 2006년에 이 집으로 이사오면서 붙인 즐거움인데, 2010년에 한번 안하고, 그 이후엔 꾸준히 매해 11월초에 일찌감치 하는 편이다. 11월말이 되어야, 대부분의 집들이 김장을 시작하지만, 나는 추운건 질색이기도 하거니와, 가을이면 배추들이 여름끝으로 상태가 좋지 않고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그냥 겉절이로 버티다가 11월초에 아예 김장김치를 일찌감치 담는 것이다.  그 옛날, 추억속의 가족들은 김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1접씩 배추를 절여 (지금은 절임배추라도 있지) 마당에 산더미처럼 쌓아 물을 빼고는, 큰 스테인레스 대야에 갖가지 양념을 넣고 속을 버무리던 풍경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아파트에서 절임배추 그냥 택배로 받아 속만 해서 팩킹해 두는 것도 한나절의 일인데, 엄마들 세대..

<벚꽃 아래서 강아지를 안은 할머니>_2012년 10월

따뜻한 벚꽃 그늘 아래서 강아지를 안고 있는 할머니를 그렸다. 이 그림은 그리는 내내 너무 즐겁게 그린 그림. 스케치도 술술 풀리고, 채색할 때도 쉽고 즐겁게 그린 그림이다. 파란 하늘 속에 눈처럼 퍼져 나가는 벚꽃 아래서 한가롭게 강아지가 귀여워 꼭 안고 활짝 웃은 할머니의 모습...그리면서 나도 모르게 계속 나른했다. 한잠 자고 싶은 햇살... 가끔씩 주변에서, 십수년을 식구처럼 함께 지내다가 세상을 떠나는 개들을 보게 된다. 평생 사람에게서 사랑 받다가, 제 수명을 다하고 자연사 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남은 가족들에게도, 여전히 이야기 거리가 되고 오래된 친구를 가슴에 묻은 것 처럼, 긴 시간의 여운을 남긴다.   사람도 동물도, 모두가 한평생 많은 사랑을 받고 사는 것은 아니다. 그런 개들이나 사람..

<세비야 축제에 가고 싶은 할머니>_2012년 10월

지난 9월부터 여러가지로 내 일상이 복잡해서, 거의 2주간이나 우리집 거실에서 죽치고 있던 그림이다. 거의 마무리단계여서, 추석 연휴에 다 마무리하고 다른 그림도 들어가려 하였으나, 회사일도 복잡한 게 생기고, 나두 몸이 아파서 다 놓고 그냥 있다가, 이번 주에 마무리했다. 그림은, 내 마음과는 다르게, 알록달록 스페인의 축제 풍경을 담고 있으니 그리면서도 마음이 아이러니했다. 아마도, 이런게 그림의 치유력이자, 큰 힘이겠지 싶다. 마음이 불편한 날에도, 이렇게 화려한 색을 섞고 있으면 잊게 되고, 마음이 가라앉고.   누구가 그런 날이 있지 않을까 상상하면서 그린 그림이다....축제에 가고 싶어지는 날. 여행을 썩 즐기지 않는 나는, 대신 여행 프로그램과 책들을 많이 읽는 편이다. 그러면서도, 나도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