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동료가, 자식 때문에 무척 힘들어한다. 요즘.
자식을 키우는 법은 잘 모르지만, 가끔 의아함을 가질 때가 있다.
주변에, 자식 때문에 너무 고생한 부모는 2 케이스 정도 되는데, 일면 둘 다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1번째 케이스)
부부가 유산을 많이 물려받아 경제적으로 무척 풍요롭다.
아이를 너무 온실에서 키웠을까....
세명이나 되는 아이들, 모두다 부모 속을 썩인다.
하나는 학교 안가고 자퇴 선언 (중3때) -> 검정고시를 보네마네 속 썩이다가 -> 정신 차리라고 해병대 군대 감 -> 제대 후 대학을 가네마네 방황하다가 -> 아빠 건물 임대받는거 그냥 배우고 있음. 그러다보니 어언 27살....-> 세상물정 정말 모르고 -> 지금도 부모가 다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줌.
둘째, 세째는 아직 중고등학생인데, 공부 정말 안하고 여자애는 성형수술 몇번이나 해 줌. (아직 대학생도 아닌데...)
그 집 엄마...너무 신경써서 아파 누워 병들었다가....이젠 그냥 체념...
누가 알리...그 화려한 아파트에 사는 부잣집 며느리가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 지내는 걸.
언젠가 내게 그러더라.. 아이 얘기만 하면, 시어머니랑 손잡고 서로 운다구....힘들어서...기대에 부응 못해준 아이에 대한 서운함이 복받쳐서.
2번째 케이스)
부부가 장사하느라고 아이들은 모두 과외선생들, 가사도우미들한테 맡김.
돈은 많이 벌었지만, 그 집도 아이들 3명 모두 정상적 직장생활 못함. (왜냐구?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서 회사 다들 관둠)
엄마 아빠 땅부자니까, 그냥 그거 쳐다보며 결혼한 자식도 모두 다시 친정으로 와서 부모에게 기대어 살음.
아들은 독립했는데, 서른살 지났지만 부모가 아직도 모든 생활비 송금.
그 부모 중, 엄마가 내게 말했다. - 휴....내가 재복(財福) 은 있지만, 자식들은 정말 잘못 키웠어. 인정한다니까...-
핵심은, 부모가 "아이가 문제 해결할 기회"를 안 줬다는데 있지 않나 싶다.
해결해 본 문제가 없으니, 당연히 문제 해결 능력 제로.....다 컸는데, 날지도 못하고, 사냥도 못하는 거다.
동료 왈, 중고등학교 때 방황하던 아들...결국 대학 안가고, 군대 --> 제대 --> 아르바이트 전전...
중산층 부모에, 집안 면면도 다 좋지만, 본인 스펙이 약하니...회사 입사는 생각도 못한다...
엊그제, 알바한 돈을 못받아 우울해 하는 다 큰 아들에게, 동료는 수십만원짜리 선물을 사줬다...안스러워서.
그러나.....그는 아들에게, 선물을 사줄 것이 아니라, 이렇게 강하게 말했어야 하는 건 아닌지...
- 왜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했는데, 가만히 물러나는 것이니 ? 가서 너의 권리를 주장하고, 그도 안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 (노동부에 신고해 해결을 본다든지)을 모색해 봐야 하지 않니 ? - 하고.
아르바이트한 돈이 문제가 아니라, 세상 살다 보면 매 순간이 다 문제해결의 순간이요, 선택의 순간인데...
그럼 그 순간마다 매번 힘없이 참고 돌아설 것이냔 말이다....
지금은, 부모의 좋은 그늘 속에서 안락한 환경 속에 있지만,
사는 일을 어찌 부모가 대신 해 주랴....그 길고 긴 나만의 숙제들을...
동료는 힘들다 걱정이다 했지만, 나는 그의 행동에 많은 의구심이 들었다. (고가의 선물을 왜 그 시점에 사주는지)
인생은, 부모와 사는 시간은 길지 않다....대부분의 시간은, 세상 속에서 남과 함께 사는 것이다.
그 속에서 이겨내고 나를 지키고, 또 행복해 하고, 때로는 아파하면서.
너무 부모에게 서운한 거 많게 크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과잉보호 속에서 크는 것도 정말 문제라는 생각....
아이에게도, 충분한 문제해결능력 그리고 생존본능이 이미 있다는 것을 믿어 보는 것도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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