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한쪽에 전기차단기가 있었어요.
딱히 가릴 것이 없을까 생각해서 한지 상자 뚜껑으로 덮어 두었었는데,
어느날, 이 분홍색 갑사 천이 생겼습니다. (한복집 사장님께서 공짜로 보내주신 천 안에 들어있었죠)
원래는, 거실 등에 유리 등가리개 대신 이 멋진 갑사등을 만들어 붙이려고 했는데,
막상 대보니 크기고 그렇고 등 가리개로는 너무 힘이 없었다.
그래서, 거실등은 한지로 대체하고, 이 벽가리개를 만들게 되었죠.
같은 컷트지의 티포트 그림들을 오려내어 아플리케 한 후, 갑사는 뒷면에 흰색 갑사를 한겹 더 덧대서 가장자리를 박음질 했습니다.
면과 갑사....나름대로 은은하게 조화를 이뤄, 제 눈에 흡족하였습니다.
갑사는, 이렇게 늘어뜨리는 장식엔 제격인 듯 해요, 아주 우아한 느낌을 주는 천이거든요.
어린 시절, 70년대쯤 유행했을 법한 티포트의 촌스러운 꽃문양....웃음 났어요.
요새들은,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 식기들을 선호하니까, 이런 클래식한 플라워디자인은 구식 취급을 받지만,
그래도, 꽃문양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제 취향과 잘 맞습니다.
지난번 리폼한 철제 상자 안에, 재활용 수거일에 줍게된 나무 디바이더를 넣으니 크기가 꼭 맞아요.
실상자로 요긴하게 써 볼 생각입니다.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시간들이,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아요.
주말엔 이렇게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재미...그림 그리는 것과 맞먹는 즐거운 취미입니다.
하긴, 바느질이란 결국 천에 그리는 그림과도 같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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