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글과 그림

헥사곤 치마 그리고 캉캉 스커트

은수자C 2013. 5. 22. 20:31

 

 서툰 솜씨로 완성한 헥사곤 아플리케 누비치마.

백화점에서, 로맨틱한 아줌마들옷 브랜드에서, 아플리케를 가득 박은 누비치마를 봤는데.

어찌나 이쁘던지 몇번을 만져보다가, 가격표를 보고는 너무 비싸서 (20만원대) 사진 않았는데.

집에 와서 보니, 지난번 가방 만들고 남은 면누비천이 넉넉히 남아 있고.

한복천 자투리도 여분이 좀 있길래.

그냥 용감하게, 만들어 봤다.

 치마단은 바이어스 테이프를 만들어 박아 말끔하게 해 주고

헥사곤 만드는 법은, 블친이신 은하공주님이 갈켜 주신대로

종이를 육각형 모양으로 대고 오린다음, 그 종이 위에 한복천 자투리를 놓고 접어 시침질.

면이었으면 그대로 해도 될것 같은데, 한복천이라 잘 접혀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시침질 한 다음에, 다림질로 광목천 덮고 꾹꾹 눌러 다려주었더니

균일한 육각형 모양으로 이쁘게 정돈되었다. 그리고는 미싱 아플리케 키 누르고 드르륵...

 허리는 고무줄 밴딩으로 처리.

겨울에 실내에서 입을 옷이기도 하고,

아직 지퍼/단추/다아트 그런거 넣을 만큼 내 솜씨가 좋질 못하니. (웃음)

속치마....

백화점 그 옷엔, 이런 면 프릴 속치마가 받혀져 있었는데.

얼마나 이쁜지, 나도 얇은 아사천으로 한번 만들었다.

미국 동화책 초원의 집에 나오는 1850년대 미국 여자들의 치렁치렁한 Peasant 스타일 스커트가 연상.

잔꽃 무늬 계열의 긴 원피스 안에, 다들 이런 프릴 속바지나 속치마을 받혀 입었던 장면이 떠오른다.

사실,이 속치마 만들고 나서 더 좋았다. 그 날 저녁에 혼자 침대방에서 여러번 입어볼 만큼.

 이번엔 자투리천이 한복천만 남아서 그걸 썼지만,

다음에 조금 자신감이 생기면 이쁜 패키지원단을 써서 더 아기자기한 아플리케를 넣어보고 싶다.

 속치마을 안에 받혀입고 치마를 입으면 이런 모양이 되는 것이다.

백화점에서 본 치마와 얼핏 실루엣은 조금 비슷하당.

 

 입으면 이런 핏이 나는데.

겨울에 베란다에서 청소하거나, 거실에서 요리하거나 빨래 삶거나 널거나....

그렇게 종종대며 살림할 때 입을려고 한다. 겨울에...

누비라서 무척 따뜻할 듯. 면누비니 뭐 세탁도 그냥 물세탁하면 되구.

 바느질에 재미를 붙여 하게 된 캉캉 치마.

사실, 프릴이 마음껏 많이 달린 캉캉 치마를 사려 하였으나,

요즘 유행이 아닌지 찾기가 어려웠다.

인터넷으로 2번이나 주문을 했었지만, 실제로 받아보니 내가 원하는 만큼 볼륨감이 없어서 반품하고.

 야후 미국에 들어가서, 무료 패턴을 인터넷으로 서핑해서 어설프게 내가 본을 뜬 다음,

그저께부터 작업...얼핏 주름단들은 다 이었고, 프릴작업만 남았당.

다 완성되면, 원없이 나풀대는 프릴을 가득 달고, 저 청자켓을 입고

휘리릭 예쁜 백 들고 친구 만나러 갈것이다.

폴짝폴짝대면서...휘파람 불면서.

 

예전에, 엄마는 일본 논노잡지책을 보고 예쁜옷을 많이 만들어 주셨다.

갈등도 참 많았지만, 엄마와는 추억도 참 많다.

어른이 되어 보면, 엄마 역시도 나처럼 불완전한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엄마도, 나처럼 참 하고 싶은 것도 많았을텐데 하고 일말 연민하게도 된다.

하지만, 여전히 기억의 대부분은 엄마와의 갈등들이니, 아쉬운 일이다.